곰배령 입산허가 얻는 방법[펌]

2008. 6. 24. 15:18카테고리 없음

┼ 곰배령 입산허가 얻는 방법: 하얀집(jsy2293@hanmail.net) ┼
│ 8월초부터 8월말까지 곰배령 야생화가 절정인 시기입니다.
│ 해서 언덕위에 하얀집에서 숙박을 하실분이나 아님 그냥
│ 곰배령을 가고자 하시는 분들은 미리 토요일 오후1시전에
│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산림청 북부 관리소 기린 영업소에
│ 등록을 하시기 바랍니다.

│ 1,우선 기린영업소에 전화를 하신 다음 *월 *일 총인원 *명이(최대7명)
│ 곰배령에 갈 생각인데 허락바람.(일행이 너무 많으면 나누어서)
│ 2, 다음에 대표 한사람만 주민등록을 앞뒤 복사해서 기린 영업소 팩스로
│ 보내주면 됩니다.
│ 3, 관광버스는 아예 입구에서부터 출입 통제입니다.
│ 4, 자세한 문의는 아래 적힌 전화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 기린 영업소 전화번호: (033)461-5008
│ FAX : (033) 461-0450

 

 

 

 

둔리에서 길을 잡아 곰배골을 따라 오른다. 며칠
계속된 비에 계곡의 물은 제법 많은 수량을
쏟아내고 있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완만하게
흐르던 계곡물은 연이어 폭포와 소를 이루며 차고 맑은 물줄기를 쏟아낸다.

계곡을 따라가는 조붓한 산길. 한 사람이 다닐 만한 등산로는 밀림처럼 숲이 우거진데다 다래덩굴을 비롯한
덩굴식물이 얽히고설켜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터널을 이뤘다. 그 길을 가자니 꼭 먼 옛날의 원시림 속으로 천천히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다.
길가에는 연보라 꽃을 피운 벌깨덩굴이 씨를 뿌린 듯 연이어 펼쳐진다. 벌깨덩굴은 잎이 꼭 깻잎처럼 생겼다. 꽃은 보라색이고 옆에서 보면 입을 벌린 물고기 주둥이 같으며, 꽃자락 끝이 세 가닥쯤으로 갈라진다. 그 중 아래 가닥은 흰빛에 연보라색 점이 박혀 있고, 혀를 내민 것처럼 보인다. 다른 꿀풀과 식물처럼 꿀이 많아 벌이 좋아하는데, 꽃이름도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연노랑꽃을 피운 산괴불주머니도 옹기종기 무리를 이루고 있다. 산괴불주머니 꽃잎은 생긴 것이 벌깨덩굴이나
현호색과 비슷하지만, 꽃대가 탐스러울 만큼 꽃송이가 달리고 초봄부터 늦봄까지 꽃을 피운다. 드문드문
벌깨덩굴과 산괴불주머니 사이로는 연보라빛 낚시제비꽃도 고개를 내민다.

이맘때쯤 곰배령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꽃은 노랑색 피나물꽃이다. 계곡을 따라가는 등성이마다 온통
피나물밭이다. 양귀비과에 드는 피나물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네 장의 어여쁜 노랑색 꽃잎을 달고 있어 어디에서나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꽃이다. 피나물이란 이름은 줄기를 잘랐을 때 피처럼 붉노란 유액이 나온다고 붙은 이름이다.
왼쪽의 노란꽃이 산괴불주머니, 오른쪽 흰꽃이 홀아비바람꽃
나무에 핀 꽃도 조붓한 산길에 향긋한 내음을 날리며 드문드문 눈 시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것은 괴불나무꽃. 인동꽃처럼 생긴 흰꽃자루를 가지마다 탐스럽게 매달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좋은 향기도 풍긴다. 아주 드물게 붉은병꽃도 피었다. 붉은색 꽃이 병 모양으로 핀다고 붉은병꽃이다.

곰배령은 전체적으로 침엽수가 드물다. 서어나무와 물푸레나무, 고로쇠나무,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피나무 등이
신갈나무와 섞여 곰배령 아랫자락을 차지하고 있다면 중산간 이상은 대부분 신갈나무가 점령하고 있다. 참나무과인 신갈나무는 흔히 물가리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잎은 톱니가 난 달걀모양이다. 열매인 도토리는 상수리나무나 다른 참나무과의 도토리처럼 식용으로 쓴다. 곰배령에서 점봉산으로 이어진 숲 또한 신갈나무가 주종을 이루는데, 지난 2000년 이 숲은 산림청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신갈나무숲이 본격화되면서 계곡을 따라 가던 길도 이내 등성이를 타고 오른다. 등성이에도 역시 피나물이 흔하다. 한참을 더 올라가자 실낱처럼 흐르는 물골을 끼고 노란 꽃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동의나물이다. 습지에서 자라는
동의나물은 잎이 동그랗고 윤기가 나며, 꽃은 노랗고 5~6장의 꽃잎 안쪽에 노란색 수술을 풍성하게 달고 있다.
동의나물 옆에는 커다란 잎사귀를 지닌 큰연영초가 숨어 있다. 흰색으로 피는 큰연영초(백합과)는 특이하게
꽃받침과 꽃잎이 세 장이며, 꽃자루를 받치는 잎도 세 장이다.
등성이에 빼곡하게 들어찬 신갈나무숲을 벗어나자 드디어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초원의 언덕’이 펼쳐진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곰배령(정상 1,164미터) 고갯마루다. 알려져 있듯 곰배령은
국내에서 생태보존이 가장 뛰어난 곳이며, 국내 최대 야생화
군락지이자 산나물과 희귀식물의 보고로서 고갯마루의 초원지대는 수천 평에 이르러 광활한 목장을 연상케 한다.

북쪽으로는 점봉산(1,424미터), 남쪽으로는 소점봉(1,295미터)과
가칠봉(1,165미터)이 솟아 있으며, 멀리 설악산과 단목령이 잡힐
듯이 보인다.

곰배령 고갯마루에서도 이즈음 가장 흔하게 만나는 꽃은
피나물이다. 피나물만큼이나 많은 것이 얼레지이지만, 이제는
끝물인지라 꽃봉오리가 다 이지러지고 있다. 얼레지는 아침에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해가 나면 여섯 장의 자줏빛
꽃잎을 활짝 펼쳐 매혹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얼레지의 모습이 마치 수줍은 산골 처녀가 순식간에 바람난
처녀로 돌변하는 것처럼 보여 농담으로 ‘바람난 처녀꽃’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꽃이 피었을 때의 자태 또한 여느 꽃이 질투할 만큼 아름다워 ‘질투’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보랏빛
현호색도 끝물이어서 대부분은 지고 군데군데 마지막 모습이 남아 있다.

피나물 군락지 사이로는 이따금 흰색 홀아비바람꽃이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한국 특산식물인 홀아비바람꽃은
마치 새싹처럼 올라온 긴 꽃대에 다섯 장의 가녀린 꽃잎이 달린 모양이다. 비슷한 꽃으로는 꽃대가 여럿 올라오는 바람꽃, 꽃대가 둘인 쌍둥이바람꽃, 줄기에 가지가 난 가래바람꽃, 만주바람꽃, 변산바람꽃, 회리바람꽃 등이 있다. 꽃은 모두 흰색이다. 홀아비바람꽃 옆에는 같은 ‘홀아비’ 이름이 붙은 홀아비꽃대가 이삭처럼 특이하게 생긴 꽃을
내밀고 있다. 촛대처럼 솟은 꽃이삭은 흰색이며, 뿌리줄기가 뻗으면서 무리를 이룬다.

은방울꽃도 이제 막 종처럼 생긴 흰 꽃봉오리를 피우고 있다. 앙증맞고 귀엽게 생긴 은방울꽃은 향기도 은은해
향수의 재료로도 쓰이며, 생김새에 걸맞게 꽃말도 ‘순결’이다. 은방울꽃 옆에는 개별꽃이 피었다. 여섯 장의 흰
꽃잎을 단 개별꽃은 손톱만큼 작은 꽃에 갈색 꽃밥을 단 수술이 다북하게 솟아 있어 그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초원에 여러 개의 별이 떠 있는 것만 같다. 초원에 난 오솔길 같은 등산로 옆으로는 노랑제비꽃이 한창이다.
빽빽하게 돋아난 줄기마다 병아리색 꽃을 매달고 있는 노랑제비꽃은 이름만큼이나 귀여운 꽃이다.
곰배령은 고도가 높고 산이 깊은 데다 때때로 5월까지 눈이 내려 꽃 피는 시기가 다른 지역보다 늦다. 봄부터
차례차례 피기 시작한 야생화는 5월을 지나 6월 말쯤이면 산마루 초원을 온통 꽃천지로 물들인다. 이런 꽃사태는
9월까지 계속된다. 사실 곰배령은 국립공원이면서도 식물자원보존지역으로 현재 귀둔리와 강선리 오름목에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입산을 하려면 설악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나 인제
국유림관리사무소 등에 반드시 신고하고 출입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또한 이 곳은 봄이면 곰취와 참나물을 비롯한 온갖 산나물이 지천이지만, 허가를 받은 현지 주민 외에는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오래 전 이 곳은 진동리에서 귀둔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였지만, 지금은 소중한 생태보존구역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러니 혹여 허가를 받아 곰배령을
가게 되더라도 그곳의 나물과 야생화와 희귀식물을
내 몸처럼 아껴야 할 것이다.

글·이용한 시인 │ 사진·심병우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