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회 거친 고요 속을 걷다 - 중국 만리장성
◆ 방 송 : 2015년 12월 13일 (일. 오전 7시 15분) ch. KBS 2 TV
◆ 프로듀서 : 신 경 섭
◆ 제 작 : 프로라인 on TV
(연출 - 김 석 원, 글 - 이 지 원)
중국 역대 왕조가 국가의 방위를 위해서 세운 방어용 성벽으로 ‘인류 최대의 토목공사’라고도 불리는 만리장성. 그중 베이징의 북부 외곽에 자리한 젠커우창청(箭??城)은 만리장성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가장 험준하기로 손꼽히는 구간이다. 팽팽히 활시위가 당겨진 형상에서 유래된 그 이름처럼 부드러움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성. 만리장성 중 유일하게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축조 당시의 원형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젠커우는, 곳곳이 무너져 내려 위험 구간이 많기 때문에 트레킹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행은 쪼우쓰싼쥐를 기점으로, 베이징지에(北京?)에 올라 가장 험난한 구간인 잉페이다오양(??倒仰)을 넘어 샤오뿌따라궁(小布?拉?)까지 갈 예정. 산장에서 단단히 채비를 마치고 순백의 산 위에 늘어선 천 년이 넘은 산성으로 향한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만리장성의 다른 구간들에 비하면, 험준한 젠커우창청은 방문객지 많지 않아 늘 한산한 편이다. 하지만 만리장성 본연의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과 등산객들에게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숲을 빠져나와 가파른 오르막을 얼마나 올랐을까. 능선 위에 서자 험준하고도 웅장하게 뻗은 산줄기와 조화를 이룬 거대한 장성의 행렬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성 곳곳 높은 곳에 지어진 망루는, 적의 침입을 감시하는 장소뿐 아니라 봉화대, 병사들의 막사 등으로 다양하게 쓰였다고 한다.
베이징지에로 향하는 길, 경사가 70도에 육박해 사다리나 다름없게 느껴지는 장성 길이 일행의 앞을 가로막는다. 중국 오지의 거친 산지와 암벽 등반에 익숙한 일행에게도 아슬아슬한 길을 올라 베이징지에(966m)에 다다른다. 수려한 경치와 베이징지에의 상징으로 꼽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운치를 더 하고 있다.
이어서 일행이 향한 곳은 젠커우창청에서 가장 난코스로 꼽히는 잉페이다오양(1,006m). ‘매도 머리를 젖히고 날아야만 오를 수 있다’는 뜻으로 젠커우창청 서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있는 망루다. 여기저기 허물어진 바위 계단은 한 걸음 떼기가 어려울 만큼 좁고 가파르다. 온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심스럽게 기어올라 마침내 도착한 잉페이다오양. 저무는 태양 아래 붉게 물들어가는 장엄한 산줄기와 장성의 행진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대장관을 이루고 있다.
다음날, 샤오뿌따라궁으로 마지막 여정에 나선다. 천 길 낭떠러지를 곁에 두고 조심스럽게 성벽을 따라 걷는다. 한 시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마침내 다다른 목적지 샤오뿌따라궁(896m). 방금 전까지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발아래 풍경은 어느새 황홀한 비경을 이루고 감동을 자아낸다. 광대한 자연과 인간의 집념이 빚어놓은 불가사의한 풍경. 만리장성 젠커우창청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출연자 중국 오지 여행가 최승원, 중국 주재원 황원진
◆이동코스 <젠커우창청> 쪼우쓰싼쥐 - 베이징지에 - 잉페이다오양 - 샤오뿌따라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