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白頭山)의 주봉. 북한에서는 장군봉이라고 한다. 높이 2,744m. 백두산 함몰화구(陷沒火口)의 동쪽 화구벽(火口壁)에 해당하는 산이다. 역사상으로는 장백산(長白山) ·백산(白山)으로 부르면서 신성한 산으로 여겨져 왔으며, 조선시대에는 고조선의 발상지로 여겨 조종산(朝宗山)으로 숭앙되었다. 일본인들이 병사봉을 멋대로 대정봉(大正峰)이라고 개칭한 바 있었다. 동쪽으로는 완만한 경사의 용암류(熔岩流)가 흘러내린 흔적이 있는데, 그것을 사이에 끼고 4km 지점에 대연지봉(大
脂峰:2,360m)과 마주보며 서있다. 대연지봉과의 사이의 완만한 안부(鞍部)에 유명한 정계비(定界碑)가 있었으나 만주사변(滿洲事變) 후 1939년을 전후하여 없어져 버리고, 오늘날은 흔적인 돌묻이[石築臺]만이 남아 있다. 부근의 지층은 투수성(透水性)이 강한 현무암(玄武岩)과 조면암(粗面岩)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낮은 곳과 우열(雨裂) 등에는 부석(浮石)과 화산회(火山灰)가 넓게 분포하여 멀리서 보면 흰색으로 반사되기 때문에 백두라는 산이름이 생겼다. 병사봉의 북쪽 화구벽에는 빙하침식을 받아서 된 권곡(圈谷:Kar)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이를 부인하는 학자도 있다. 백두산의 정상이 함몰하여서 된 천지(天池:용왕담)는 원래 원형이었으리라고 여겨지는데 화구벽인 병사봉의 능선(稜線)이 천지로 돌출하였기 때문에 찌그러진 원형인 곡옥(曲玉) 모양의 호면(湖面)을 이루고 있다. 천지의 호면은 해발고도가 2,257 m이므로 병사봉의 서쪽 화구벽의 높이는 400∼500m 가량의 급경사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