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 에티오피아 발레 국립공원

2011. 8. 11. 18:34아프리카·인도양

아프리카 대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 에티오피아 발레 국립공원


 


방송 : 2009년 7월 5일(일) 오전 7시


‘에티오피아의 지붕’ 시미엔산 트래킹을 무사히 마친 조병준 일행은 남부에 있는 발레산으로 향했다. 시미엔산처럼 외부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에게는 시미엔산만큼 사랑받는 산이 발레산이다.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에서 발레산 산행의 출발지인 딘쇼(Dinsho)까지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12시간 동안 달려야 닿을 수 있다. 때마침 바짝 마른 대지를 적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행은 우기가 시작되는 길목을 내달린다.


 









 

시미엔산이 남자다운 호방함이 있었다면, 발레산은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주는 산이다. 남쪽에 위치한 덕분에 북부의 시미엔산 보다 따뜻하고, 강수량도 풍부하다. 발레산의 해발 2,500m에는 너른 농지가 펼쳐져 있다. 발레산의 중심부인 아프로알파인 지역은 고대 화산 융기로 형성된 고원지대로, 일행이 오를 4,000m의 주봉들이 밀집된 곳이다.


 









 

딘쇼마을에서 출발한 일행은 초록의 너른 들판에 지천으로 핀 이국의 야생화에 시선을 빼앗겼다. 1년 내내 지지 않는다고 해서 이름 붙은 ‘에버레스팅 플라워(Everlasting flower)’에서 달콤한 꿀을 담은 ‘렐라(Red-hot poker)’까지.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야생화뿐 아니라, 발레산에서만 서식하는 여러 동물도 만날 수 있다. 시미엔 여우, 니얄라, 흑멧돼지, 다이커 영양 등. 발레산은 다양하고 풍부한 동식물들이 서로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동반자의 산’이라 불린다. 에티오피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오로모족이 처음 정착한 곳도 이곳 발레산이다.


 









 

파란 하늘 한 편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온다. 삽시간에 흐려진 하늘에선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행은 급하게 발걸음을 옮겨 동굴 안으로 피한다. 발레산에는 이런 동굴이 여러 곳 있다고 한다. 유목민들은 우기가 시작되면 동굴 안에서 비를 피하기도 하고, 며칠을 지내다 간다.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면, 비가 오는 횟수는 점점 더 잦아진다. 잠시 비를 피한 일행은 다시 길을 나선다.


 









 

마지막 날 산행은 모두 4,000m가 넘는 고산을 오르는 강행군. 검은 호수라고 불리는 가르바 구라차(Garba Gurach)에서 시작해서 사네티산(Sanetti)과 바투산(Batu)을 지나 최종 목적지인 뚤루뎀투(Tullu Demtu)까지 계속된다. 산행 초반 일행을 붙잡았던 푸름도 3,800m 고지를 넘으면서 점점 가파른 바위언덕과 아프리카 특유의 황야지대로 변모한다. 가 푼 숨을 몰아쉬는 일행에게, 강풍까지 몰아쳐 산행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멀리 섬처럼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을 어렵게 떼는 조병준 일행.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4,377m 뚤루뎀투 주봉.


 









 

◆ 동 행 : 조병준 (시인), 유희영(에티오피아 유학생)
◆ 이동 코스 : 딘쇼마을 - 롱가나캠프 - 가르바 구라차(검은 호수 4000m)
         - 사네티(4132m) - 바투(4203m) - 뚤루뎀투(4377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