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2

2007. 12. 1. 13:10중국/중국 동부 트레킹

 [북한산 고사리와 백두산 불노초....]

아침 일찍 울리는 모닝콜 소리에 깨어 또 하루의 일정을 시작한다.

호텔에서 준비한 간단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우고, 황산으로 다시 여정을 시작한다.

어제 오면서도 많이 보면서 느꼈지만 한산한 고속도로와 이와는 대조적으로 혼잡하고 질서도 무시된 국도가 인상적이었다. 비싼 도로요금으로 어지간하면 고속도로이용을 하지 않는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해를 도와주었다. 아직은 중국국민의 교통의식이 낙후되어 무질서한 교통은 지난번 중국여행에서도 느꼈었던 사실이고...


황산입구에 위치한 온천구의 한 북한식당으로 간다.

한쪽으로는 북한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고 그 좌측으로 식당이 자리한다.

여러 가지 농산품을 소개하고, 각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우황청심환을 구입하자 백두산에서 채취한 불노초라며 서비스로 준다.

그 옛날 진시황이 그렇게 찾던 불노초......

 

(북한식당옆 기념품가게에서)


이어진 식탁에 오른 북한산 고사리의 인기는 최고였다.

잊을 수 없는 냉면맛과 함께.......


[도원정.... 트레킹의 시작]

식사 후 서둘러 산행의 들머리인 도원정으로 향한다.

버스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이용할 인원과 트레킹인원을 나누고 천도봉을 향해 트레킹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돌계단으로 이뤄진 황산은 중국 5대 명산 중 최고의 명산으로, 10대 관광지중 하나로 꼽힌다.

1990년 12월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자연유산으로 인정되었다.

명성만큼이나 아름답고 수려한 산세로 중국의 고대 시인들은 황산을 칭송하면서 '황산을 보고 나면 그 어떤 곳도 눈에 차지 않는다'라고 했을 정도다.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관리도 엄격하다.

관광객보다 더 많아 보이는 관리인들....

그들은 황산을 끊임없이 청소하며,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의 흡연도 감시를 한다.

산중의 호텔이나 매점에서 필요한 물품의 운송도 그들의 몫이며, 사고자의 구조 역시 그들의 몫이다.

중국식의 들것을 만들어 이를 유료화하여 모객을 하기도 한다.


산행을 하며 올려다보는 커다란 암봉들은 치솟은 각도나 높이는 그 규모가 엄청나 침봉이라 부르는 것이 어울릴 것 같다. 암봉의 숫자도 엄청나다. 72개의 봉우리 모두가 암봉이니 말이다.

거기에다 이 암봉들에는 온갖 괴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이름도 여러 가지다.

모든 사물에 그네들의 정서에 맞는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이 그들의 특기라고 하지만 이름도 기발하게 붙여 부른다.


해발 1810m의 천도봉 아래에 선다. 황산의 3대 주봉 가운데 하나로, 산세가 가장 험준하고, 전망이 매우 좋은 곳이지만 현재 등정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옥병봉으로 오르며 황산의 등반객을 맞는 영객송<迎客松>과 첫인사를 나눈다.


옥병봉 중턱 암반지대의 건너편의 절벽에 약간 야트막한 곳에 팔 벌려 손님을 맞이하는 영객송은 그 수령이 1000년을 넘겼다고 한다. 이 노송은 황산의 상징으로 수없이 등장했다.

영객송 반대쪽에는 손님을 배웅하는 송객송이 자리한다.


영객송에서 송객송 사이의 절벽 난간에는 빈틈없이 수많은 자물쇠들이 걸려 있다. 연인들이 자물쇠에 이름을 새겨 걸어놓은 뒤 열쇠를 절벽 아래로 던져버리면 그 사랑은 영언하다는 가이드의 해설이다.

 


케이블카로 올라온 일행들과 다시 합류하고, 황산최고봉인 연화봉 입구에 도착한다. 표고 1860m인 연화봉은 주변의 여러 봉우리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연꽃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연화봉은 오르지 못하고 백보운제(百步雲梯)를 거쳐 오어봉<鰲漁峰>에 다다른다.

오어봉의 등줄기인 오어배(鰲魚背)옆의 등로를 따라 오어봉 꼭대기에 올라 주변경관을 감상한다.


[서해대협곡]

해심정<海心停>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긴다.

무릎이 좋지 않은 일행과는 서해 호텔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서해대협곡<西海大脇谷>을 시작한다.

길이 없는 암봉은 굴을 뚫고 그 사이는 인위적으로 다리를 놓고....

서해대협곡은 우리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절경을 품고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 했듯이 엄청나게 크고 뾰족한 암봉(침봉)을 전시라도 한 듯, 그 경치는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이와 함께 어우러진 암벽의 노송..... 이 노송들이 있어 황산의 절경을 완성한다고 한다.

 

 

특히 이곳의 소나무들은  황산에서만 자생하는 독특한 소나무로 황산송으로 부른다고 한다.

황산의 소나무들은 줄기는 꼿꼿하나 가지는 무용수가 팔을 뻗어 손바닥을 편듯 우아하다. 황산만의 독특한 수종이라서 황산송이라 달리 부르는 이 소나무들이 황산 기암봉의 가슴팍이나 정수리께에 뿌리내리고 서서 기암봉의 풍광을 더욱 기묘한 것으로 끌어올린다.

여기에 배경으로 운해가 깔리면 온 산이 그대로 거대한 산수화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기암과 어우러진 노송.... 아쉬움이 남는다.

기암과 노송의 절경은 있지만 물이 없었다.

그 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나름대로의 정서나 특징이 있고, 개인별로도 사고가 틀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명산에 늘 함께하는 계곡처럼 물이 있었다면 하는 바램이었다.

우리의 정서로는 산과물을 떼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림의 완성이라고 본다.

 

 

급경사의 내리막 계단을 한참 내려서니 암봉에 인위적으로 뚫어놓은 굴과 그사이에 놓여져 있는 보선교가 나타난다. 신선이 노닌다는 보선교<步仙橋> 건너의 전망대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왼쪽 저편으로 석탑의 상부 모양으로 쌓은 돌탑이 보인다.


보선교 건너 바위굴을 지나면서 수백 미터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의 중간에 설치한 인공계단으로 트레킹이 이어진다. 아무리 보아도 그 경치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까마득한 절벽의 중간에 설치된 이 계단은 경치에 탄성이 나오지만 계단을 만든 그 노고와 착상에 또 탄성이 일어난다.

옥병루에서 배운정을 잇는 길은 암봉을 깍아 바로 계단화 하였지만, 이곳은 절벽 상부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매달린 상태로 절벽에 구멍을 뚫어 계단을 절벽에 박는 형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배운정쪽의 계단은 80년대 말에 완성되었으나, 이곳 서해대협곡 길은 2001년에야 완성되었다.

케이블카도 없을 때인 79년, 76세의 나이로 배운정에 올랐던 등소평이 서해 대협곡을 굽어보고는 감탄, 개발을 지시했다고 하며, 그 후 12년 동안 꼼꼼히 루트를 설계한 뒤 9년간에 걸쳐 공사를 했다고 한다.

 

(황산에서 맞아한 한가위 보름달)


날은 이미 어둡기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에 가야하는 자광각에서 보선교까지의 약 10km의 거리에 이어 또다시 6km가 넘는 서해대협곡의 계단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다.

서해 호텔에 도착하여 숙소배정과 함께 황산 산중에서 하루 밤이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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