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과 종기잡는 인동

2007. 12. 2. 22:50중국/중국 동부 트레킹

 

 

 

 

 

▶ 염증과 종기잡는 인동

옛날 중국 안탕산에 약초를 캐는 한 노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임동(任冬)이라고 불렀다.


그는 험한 안탕산을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늑대, 호랑이 표범 등과 어울렸다.


어느 해 여름 안탕산 부근의 마을에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코와 입부터 시작해서 온몸에 고름이 나오게 되는

괴질 피부병이 유행했다.


수많은 사람이 괴질에 걸려 온몸에서 고름이 나오며 신음했으나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임동 노인은 이 괴질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캐오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약초 망태기를 둘러메고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임동 노인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었는데 이름을 금화(金花)와 은화(銀花)라고 했다.

아버지가 안탕산으로 올라간 뒤로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임동 노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쌍둥이 딸이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집 앞에 있는 큰 나무에 기대어 잠이 들었는데

꿈에 아버지 임동 노인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한손에 금색과 은색의 꽃이 피어 있는 풀을 쥐고 있는 것이었다.

꽃에서는 맑고 은은한 향기가 났다.

똑같은 꿈을 꾼 자매는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아버지가 하던 약초 캐던 일을 이어받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갖추어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안탕산 백이봉은 늘 구름에 가려 있었고

61개의 봉우리와 46개의 동굴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이들 봉우리와 동굴을 모두 지나다녔다.


그런데 금화와 은화가 지나간 발자국에서 한 개의 푸른 덩굴이 자라나 금빛과 은빛의 꽃을 피우더니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푸른 덩굴이 말을 하였다


. “괴질을 고치려면 끓여 먹어야 해.” 금빛과 은빛의 꽃이 대꾸했다.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려면 끓여 먹으면 낫지.”


푸른 덩굴과 금빛 은빛의 꽃들이 서로 말을 하기 시작하니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에서도 메아리처럼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마침내 온 산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마을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모두 산으로 올라가 금빛 은빛 꽃을 따고 덩굴을 잘라 끓여 먹으니

곧 열이 내리고 피부병이 나았다. 그러나 임동 노인과 쌍둥이 딸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임동 노인은 약초 덩굴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은 인동(忍冬)이라고 불렀고,

금화 은화 자매는 꽃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의 꽃을 금은화(金銀花)라고 불렀다.


인동(忍冬)은 그 이름대로 모진 겨울을 얇은 이파리 몇 개로 견디어 내는 인고(忍苦)의 장한 뜻이 있는 식물이다.

그러나 그 무성하게 자라는 성질과 기품있는 꽃이 어울리는 계절은 초여름이다.

인동 꽃이 핀 것을 보고 우리는 여름이 온 것을 안다.


인동은 그 꽃의 아름다움을 자랑할 만하다. 인동 꽃은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며칠 지나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 보지 않으면 흰 꽃과 노란 꽃이 섞여 피는 것처럼 보인다.

인동 꽃을 금은화(金銀花)라고도 부르는데 이 이름은 금빛과 은빛의 꽃이 사이 좋게 섞여 핀다 하여 붙여 준 이름이다.

좋은 이름을 가진 만큼 금색 은색의 꽃은 티없이 깨끗한 맵시가 있고 향기도 좋으며 꿀이 많아 벌이 많이 모여든다.


인동은 약성이 다양하다. 줄기·잎·꽃·뿌리까지 약으로 쓰므로 버릴 것이 없다.

우리나라 곳곳의 산기슭·논밭둑·개울가·길섶에 흔히 자라므로 구하기도 쉽다.

인동을 만병의 약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중국에서는 인삼보다 더 나은 약초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다음의 전설도 그런 배경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옛날 중국에 한 착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한테는 금화와 은화라는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

금화와 은화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여 살아서도 함께 지내고 죽어서도 같이 묻히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에 그들이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마을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언니인 금화가 그만 그 병에 걸렸다.

동생 은화는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으나 소용도 없이 언니는 점점 약해져 갔고 마침내

은화도 언니와 같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두 자매는 임종이 가까워 부모님께 유언하기를

‘우리가 죽으면 약초가 되어 세상에 다시 나서 우리와 같은 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금화 은화는 소원대로 죽어서 한 무덤에 묻혔는데 이듬해 봄에 그 무덤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덩굴이 자라났다.

덩굴은 해가 갈수록 무성해지더니 여름이 되자 금색과 은색의 예쁜 꽃들이 사이 좋게 뒤섞여 피어났다.

사람들은 금화와 은화의 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금은화라 불렀고 병을 치료하는 약초로 쓰게 되었다.


아름답고 애처로운 전설인데 금은화에는 강한 항균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흩어 내리는 작용이 있어

유행성 감기 같은 데에 효과가 뛰어나다.

금화 은화의 병은 유행성 독감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인동은 덩굴과 꽃을 달리 쓴다.


인동 덩굴은 약성이 차고 맛은 달며 약간 쓰다. 심경, 폐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경맥을 잘 통하게도 한다. 여러 가지 염증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창상과 종기, 부스럼을 치료한다.

열로 인하여 생긴 병이나 감기, 호흡기 질병, 매독 등에 효과가 있다.


금은화는 성질이 차갑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면서도 맵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염증을 삭이며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갖가지 옹종·악창·옴·이질·열병·연주창 같은 데에 효과가 있다.

대장염·위궤양·방광염·인두염·편도선염·결막염 등 여러 가지 염증질병에도 효과가 크다.


인동꽃은 꽃송이가 피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 말리고 잎과 줄기는 가을철에 베어서 그늘에서 말려 두고 쓴다.

인동은 술로 담가 먹으면 약효가 더 빠르다.

초 여름 금방 핀 흰 꽃을 따 말려서 좋은 술 1.8리터에 인동꽃 1백 그램쯤을 넣고 따뜻한 곳에 한 달 가량

숙성시켜 노랗게 우러나면 마신다. 갖가지 종기·부스럼·각기·매독·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기호에 따라 황설탕이나 꿀을 넣어 마실 수 있으며 밥먹기 전에 한잔씩 마신다. 달여 먹는 것보다 흡수가 빠르다.


인동 잎을 따서 그늘에 하루쯤 두었다가 불에 가볍게 볶아내어 종이 봉지에 담아 두었다가

한번에 2∼3그램씩 더운물에 우려내어 차로 마실 수도 있다.


해열·이뇨·감기 치료·종기 치료에 효과가 있고 만성간염에도 효과가 있다.

인동 차에 산사 열매를 넣어 같이 달이면 신맛이 섞여 먹기가 좋은데 협심증이나 고혈압에 효과가 크다.

최근에는 전염성 간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에서는 만성 간염에 인동덩굴을 달인 물을 먹여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위암에 감초, 지네와 함께 차로 달여 먹으며, 폐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동꽃과 인동덩굴은 모든 염증을 없애는 데 가장 좋은 약초 중의 하나다.


인동을 약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 유행성 감기 인동 덩굴이나 잎을 그늘에서 말린 것 10~15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약한 불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4번 마신다. 마시고 나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흠뻑 내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 머리카락이 빠질 때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하루 2~3번 15~20일 간 마시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 나오게 된다.


■ 종기, 종창, 부스럼 인동 덩굴에 물을 약간 붓고 끓인 다음 그 물에 녹두 가루를 넣어

고약처럼 되게 한 것을 종기나 종창에 바른다.


■ 신장염 급성 신장염으로 열이 나면서 오줌이 잘 나오지 않고 몸이 부을 때에는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을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마시면 효험이 있다.


■ 요통, 근육통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달여 마시는 동시에 그 물로 목욕을 한다.


■ 당뇨병 인동꽃 말린 것 30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밥먹기 전에 마신다.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


(글/ 약초연구가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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