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백두지역의 숲은 해발고가 높기 때문에 사스레나무, 자작나무, 황철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낙엽송, 잣나무 등 한정된 수종들이 주로 자라지만 숲의 구조는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숲의 자연천이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보호 지역은 대면적이라도 방문객이 지정된 통로만을 이용하게 하여 자연보호와 관광 두 가지 목적을 이루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백두산은 중국과의 국경이 마주치는 곳으로 백두산 꼭대기에 위치한 천지가 경계이다. 천지를 중심으로 북쪽에 위치한 백두산 지역을 중국에서는 북파라고 하며, 백두산 천지에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지역으로서 외국탐방객에게 일찍 개방이 되어 숙박 및 교통시설이 제일 먼저 개발된 지역이다. 북백두에서 천지로 오르는 길 중 도보로 오를 수 있는 통로는 장백폭포를 경유하여 천지에 오르는 길과 차편을 이용하여 천문대 쪽으로 가는 길이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등산로이다. 백두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우리나라 국립공원처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기 때문에 출입문이 만들어져 있다. 이 지역의 숲은 고산대로서 원시상태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보호구역 안의 숲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국립공원과 같이 보호를 하고 있으며 이 지역 내에는 일반차량의 출입이 금지되고 관리국 소속차량이 방문객들을 운송하고 있다.
백두산 입구를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다. 숲은 대부분 활엽수로 이루어져 있는데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사시나무, 자작나무 그리고 사스레나무 등이며 잎갈나무와 전나무, 가문비나무도 같이 자라고 있다. 이 지역의 활엽수는 비교적 키가 큰 편으로 높이가 20m 이상으로 자란다. 장백폭포에 가까이 가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나무는 사스레나무로 상층에는 잎갈나무가 전신주모양으로 서 있고 사스레나무가 아래층을 구성하고 있으며, 사스레나무 잎이 울창하여 속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이러한 숲이 보이는가 하면 전나무가 절벽 아래로 줄을 지어 자라는 곳도 많이 보인다. 절벽 아래지역은 계곡부와 대부분 인접하여 수분공급이 가능하여선지 전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해발 1,500m 이상이 되는 지역에서는 계곡 주위에 사스레나무 순림이 나타나고 있다. 해발이 높아서인지 사스레나무의 키도 10m 정도로 자라고 있는데, 사면에 자라는 나무는 눈에 의해서 줄기 아래부분이 휘었고 높이 2m 정도부터 줄기가 곧게 자란 모양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평지의 사스레나무는 키는 작지만 줄기가 비교적 곧게 자라고 있다. 장백폭포 직전에 수온 80℃가 넘는 온천이 있어 계곡에서 하얀 연기가 나는 것처럼 보인다. 장백폭포 직전까지 사스레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서서히 숲의 형태는 사라지고 사스레나무가 단목이나 소군상으로 계곡이 끝나가는 부분에 나타난다. 특히 사면부에는 사스레나무가 줄을 지어 위에서 아래로 자라며 계곡과 마주치는 부분에는 삼각형으로 군상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이곳의 사스레나무는 키도 아주 작다. 이곳의 해발고는 1,800~1,900m 정도로 수목한계선에 해당된다. 해발이 높아지고 급경사지에서는 더 이상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고 민들레나 두메양귀비가 눈에 많이 띈다.
천지물이 빠져나가는 유일한 물길인 달문을 통과하여 3갈래로 흩어져 내리는 장백폭포를 올라가면 천지가 나온다. 천지 부근은 고산초원지대로 야생화와 초본류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두메양귀비가 노랗게 꽃을 피운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키 20~30㎝ 정도의 작은 버드나무가 바위 사이에 무리를 이루어 자라고 있다. 이렇게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대에는 관목류도 많이 보이질 않는다.
백두산 꼭대기에 천지가 있지만 장백폭포 아래쪽 해발 1,500m 정도에 소천지가 있다. 중국에서는 장백호나 은환호라고도 하며 호수면적은 1.78㏊ 정도, 호수 깊이 10m 정도이다. 소천지는 계곡에서 물이 유입되지 않지만 사시사철 늘 같은 높이의 수면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소천지 물가에는 사스레나무가 줄을 지어 자라고 있는데 나무높이가 10m 정도로 키가 작은 편이며 거의 순림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사스레나무 역시 줄기가 곧게 자라지 않고 절벽에는 은환호(銀環湖)라고 붉은 글자로 새겨 놓았는데 글자 그대로 소천지 주변의 하얀 사스레나무 수피는 위에서 보면 은가락지처럼 보인다.
해발이 더 낮은 지역으로 가면 지하삼림(地下森林)이 있는데, 지하삼림이라는 이름은 땅속에 숲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함몰이 된 대면적에 숲이 형성된 곳을 주위 절벽에서 보면 마치 땅 아래 숲이 있는 것 같아 붙여진 것이다. 이 지역의 한가운데로 계곡이 흐르고 있으나 지하삼림 쪽으로는 말 그대로 물이 지하로 흐르고 있다. 이 지역은 땅이 갈라져 금이 간 곳이 많아 위험하고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에 방문객이 정해진 통로를 이용하게 하고 많은 부분에 목재통로를 설치하여 방문객 안전과 자연보호를 함께 도모하고 있다.
숲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들은 낙엽송, 분비나무, 종비나무, 잣나무 등의 침엽수와 계곡부에는 황철나무, 피나무 등의 활엽수가 주로 나타난다. 이 지역의 나무는 나무높이가 30m 이상이 되며 굵기도 50㎝ 이상이 되는 것이 많으며 자연 상태로 이루어진 숲이기 때문에 숲에 들어가면 서 있는 채로 죽은 나무, 쓰러진 나무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 군상으로 고사된 지역에는 하층에 분비나무나 잣나무 치수들이 자라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문비나무가 고사된 지역에 내음성이 강한 분비나무 어린나무가 많이 자라는 것은 가문비나무가 고사하기 전에 분비나무 치수가 그늘에서 이미 자라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지며 노령목이 쓰러져 공간이 크게 난 곳에는 가문비나무도 많이 자라고 있다. 이러한 자연적인 수종변화와 많은 고사목은 이 숲이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말해 주는 것 같다. 특히 거목들이 쓰러져 죽은 경우에는 죽은 줄기 위에 이끼가 끼고 이 위에 어린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죽은 후에도 후대에게 자리를 내주고 살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는 자연순환을 나무들이 보여준다.
지하삼림 위쪽의 계곡부에는 황철나무가 많이 보인다. 높이 30m가 넘고 굵기도 50㎝ 이상 되는 황철나무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나무처럼 보인다. 고사목이 껍질이 벗겨진 채 계곡을 가로질러 누워 있다.
북백두지역의 숲은 해발고가 높기 때문에 사스레나무, 자작나무, 황철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낙엽송, 잣나무 등 한정된 수종들이 주로 자라지만 숲의 구조는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숲의 자연천이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보호대상 지역은 대면적이라도 방문객이 지정된 통로만을 이용하게 하여 자연보호와 관광 두 가지 목적을 이루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박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