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악 중 하나인 서악 화산(華山)-2

2024. 4. 6. 10:31중국/중국 중부 트레킹

 

화산트레킹은 종주를 하루에 마치기는 시간이 빠듯하다. 하산할 때 케이블카 운행이 대부분 오후 5시면 종료되기 때문이다. 산위에 있는 산장에서 하루를 묵는다면 올라갈 때는 걸어서 오르고 하산은 도보 또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내려올 수도 있다. 따라서 종주코스보다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코스를 택한다. 옥천원 케이블카에서 오르면 북봉 아래의 삭도종점에서 하차하게 된다.

 

2013년 서봉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새로이 건설되어 운행하고 있다. 과연 중국이구나 할 정도로 특이하게 서봉 역은 화강암을 파내어 동굴에 케이블카 역을 만들었다. 아마 그 모습만 봐도 입이 벌어져서 다물지 못할 입장인데, 한술 더 떠서 공사를 하기 위해 포크레인을 계단으로 사람들이 지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물론 분해를 해서 부품 상태로 올렸겠지만 부품이라도 크기나 무게가 만만치 않았을 터인데....

 

 

화강암에 동굴을 뚫어 서봉 케이블카 역을 건설하였다

 

서봉 케이블카는 4.1km의 길이로 약1.5km 길이의 북봉 옥천원 케이블카보다 훨씬 길이가 길다. 그러나 2,082.6m의 서봉으로 케이블카가 오른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서봉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서봉에 먼저 오른 후 남봉-장공잔도-남천문-동봉-중봉-북봉을 거치며 북봉에서 옥천원으로 하산하는 방법도 고려할만 하다. 이럴 경우 산 정상부를 케이블카로 올라가서 고도를 낮추며 내려오는 트레킹이 되므로 체력 소모가 적어 화산을 좀 더 쉽게 트레킹 하는 방법이다.

 

옥천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북봉 역에 내리면, 제일 먼저 북봉을 왕복한 후 동봉으로 길을 이어간다.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북봉에 올라서면 북봉을 제외한 전체의 화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운대봉으로도 부르는 북봉을 들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조망 때문이다. 화산 전체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북봉에서는 삼면이 절벽이라 오로지 남쪽으로 통하는 외길뿐이다. 또한 드라마 지취화산(智取华山)이야기가 운대봉에서 생긴 일이다.

 

화산 북봉 케이블카

 

북봉에서는 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동봉으로 이동한다. 동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찰이애(擦耳愛)를 거쳐야 한다. 왼쪽은 수직절벽의 낭떠러지이고, 오른쪽으로는 수직을 넘어 온 바위벽으로 몸을 좌측으로 틀어도 귀가 바위 면을 긁고 가는 곳이다.

하늘로 오르는 수직계단인 천제(天梯)를 지나면 어도(御道)에 이른다. 그 옛날 한 무제와 당 현종이 이곳을 다녀가게 되자 돌을 다듬어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도란 이름은 그런 연유에서 붙은 이름이다.

 

수직에 가까운 계단 (천제)

 

창룡령까지는 잔도와 능선 두 갈래의 길로 이어진다. 창룡령의 매점을 지나서 등산로는 갑자기 좁아지면서 급경사로 돌변한다. 안전을 위하여 양 옆으로 안전대가 설치돼 있다. ‘비어령으로 이름 지어진 이 능선은 이름처럼 물고기의 등을 타고 날아오르는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

 

금쇄관에 오르면 여기서 좌측의 동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금쇄관에서 동봉으로 약 400m 정도 지점에서 우측에 위치한 중봉 거쳐 동봉으로 오른다. 중봉(中峰) 옥녀봉(玉女峰)이라고도 한다.

옥녀봉의 전설에 의하면 춘추전국시기 소사(萧史)라는 청년이 퉁소를 잘 불어 진무공(秦穆公)의 딸인 농옥(弄玉)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농옥은 부귀영화를 모두 포기하고 소사와 함께 화산에서 은거하였고, 이로부터 옥녀봉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옥녀봉 정상에는 새의 머리 모양을 한 거대한 돌이 있는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거북이 모습이다. 후일 사랑을 위하여 부귀영화도 포기한 농옥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 돌에 옥녀사(玉女祠)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화산논검 비석.. 화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가 김용이 저술한 무협지 화산논검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석

 

 

동봉(东峰)의 정상은 해발 2,096.2m로 이곳의 조양대에서 멋진 화산일출을 관람할 수 있어 동봉을 조양봉이라 한다. 산꼭대기에는 삼모동(三茅洞)이 있는데, 안에는 진단(陈抟)도사의 조각상이 있고 그 밖에는 감로지(甘露池)가 있다. 부근의 청허동(清虚洞) 앞에는 고봉(孤峰)이 있는데 그 꼭대기에 철와정(铁瓦亭)과 철바둑(铁棋)이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송 태조(宋太祖)와 진단(陈抟)도사가 이곳에서 바둑내기로, 승자가 화산을 가지기로 하였는데, 연속 3차례 패한 송 태조는 화산을 진단도사한테 빼앗기게 되었고 잇따라 철와정(铁瓦亭)도기정(赌棋亭)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화산 장공잔도의 모습

 

동봉에서 남천문으로 이동한다. 남천문 바로 아래에는 몇 년 전 TV방송에서 소개된 후로 화산에서 제일 유명세를 치르는 장공잔도(長空棧道)가 있다. 해발 1,600m 지점의 바위벽 중간에 나무판재를 깔아 만든 길로 약50m에 이르는 장공잔도 밑으로 천 길 낭떠러지이다. 어지간한 심장으로는 감히 엄두도 못 낼 이 장공잔도는 오히려 여성분들이 더 잘 건넌다고 한다. 가슴에 벨트를 착용하고 바위에 설치된 고정로프에 연결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안전장비(대여비는 별도)는 갖추고 있다, 그러나 50m를 왕복하는데 무려 30-1시간이 걸린다니 얼마나 무서운 길인지 짐작된다. 아래는 장공잔도를 안내하는 안내판이며, 최근 한국인을 위하여 한글안내판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남봉에 있는 화산 정상석

 

남봉(南峰)은 화산의 최고봉이다. 남봉 정상석은 높이를 2,154.9m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화산을 안내하는 안내서, 지도 등은 높이가 제각각 이다. 2,154.9m, 2,160m 심지어는 2,400m로 표기한 지도를 본적도 있다. 여하튼 남봉은 화산의 최고봉이다. 남봉에서는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으로 자리를 뜨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이곳에도 정상 옆으로 화산논검석을 세워놓고 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일망무제(一望無際)의 경치다. 암봉은 흰줄기의 능선을 만들고 능선위로는 푸른 소나무를 키우고 있다.

 

서봉으로 오르는 바위능선

 

 

효자봉을 지나 서봉으로 간다. 서봉(西峰 2,082.6m)연화봉으로 부른다. 남봉이 화산의 상징적인 봉우리라면 서봉은 화산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서봉은 화산에서 가장 수려한 아름다움과 함께 험한 봉우리를 가졌다. 정상에는 취운궁(翠云宮)이 있으며 그 앞에는 거대한 돌이 세워져 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연꽃과 같다 하여 연화봉(蓮花峰)이라고 했다.

전설에 의하면 서봉은 보련등(宝莲灯)에서 침향(沉香)이 산을 갈라 어머니를 구한 곳이라 한다. 현재 취운궁 옆에는 가운데가 갈라진 큰 돌이 있는데, 이는 마치 도끼에 짤 린 듯한 느낌을 준다하여 부필석(斧劈石)이라고 한다.

 

서봉에서는 다시 금쇄관으로 바로 내려가 북봉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옥촌원으로 하산을 하였으나 2013년 개통된 서봉케이블카를 이용하여 하산도 가능하다. 또 위에서 언급했듯이 서봉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이곳을 먼저 오른 후 북봉으로 내려가면서 화산을 둘러보는 방법도 고려할만 하다.

 

서봉 케이블카

 

 

선욕(仙峪)코스는 화산의 시원스런 계곡을 맛볼 수 있는 코스이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은 맑고 깨끗한 물로 화산트레킹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감동이 있는 곳이다. 계곡 옆으로 수직에 가까운 바위에 중국 특유의 잔도를 만들어 갈 수 없는 길을 쉽게 가도록 하였다. 2010년 관광지로 개발할 무렵 다녀온 코스인데 계곡 끝에서 서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고 하는데,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온 곳이다. 더운 여름철 코스로는 아주 적격이며 령허대협곡이 끝나는 부분에서 계곡을 벗어나 좌측의 길로 올라선 후 삭교에서 올라오던 길과 합류된다.

 

화산 협곡에 선욕 트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