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크엔드]중국/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

2007. 12. 2. 13:33중국/중국 서부 트레킹

[글로벌 위크엔드]중국/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
“빙하(氷河)가 사상 유례 없는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중국과학원 칭짱(靑藏)고원연구소가 최근 비명을 질렀다. 2050년에 중국 빙하의 3분의 2가 사라지면서 중국 인구 3억명이 용수 부족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빙하를 녹이는 주범은 모두 알다시피 ‘지구 온난화 현상’이다. 지구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이 현상은 물론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만년설에 뒤덮인 채 보존돼 왔던 중국의 장엄한 설산(雪山)들이 녹아내릴 위기에 처했다. 설산을 볼 수 있는 날은 얼마 남지 않은 것인가.

●속살을 드러낸 위룽(玉龍)설산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북서쪽으로 527km,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 날아가면 리장(麗江)이라는 곳이 나온다. 양쯔(揚子)강 상류인 진사(金沙)강의 아름다움을 딴 지명이다. 소수민족인 나시족이 사는 리장의 옛 성은 거미줄같이 발달한 수로와 완벽하게 보존된 명청(明淸)대의 고건축으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광명소다.

리장 옛 성의 수려한 풍광을 더하는 것이 위룽설산이다. 북쪽 15km 거리에서 은병풍처럼 옛 성을 둘러싸고 있는 설산은 이곳 주민들에게 사시사철 맑은 물을 공급한다. 북위 27도3분20초에서 27도40분에 걸쳐 위치한 위룽설산은 북반구에서 가장 위도가 낮은 만년설로 ‘빙하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연사적으로 희귀한 가치를 지닌 위룽설산의 빙하가 최근 급속도로 작아지고 있다. 1982∼2002년 20년간 설산의 가장 큰 빙하인 바이수이(白水) 빙하가 250m 사라졌다. 1960년대에 비해 이곳 기온이 0.4∼1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 추세가 계속될 경우 위룽설산의 빙하는 오래지 않아 책에서만 보게 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걱정한다.

●칭짱고원 대설산의 위기

히말라야산맥 동쪽 중국의 칭하이(靑海)성과 시짱(西藏·티베트)을 아우르는 칭짱고원은 평균 해발 4000m의 대설산 지역이다. 전체 면적 260만km²로 860여개의 빙하가 있는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야오탄둥(姚檀棟) 칭짱고원연구소 소장은 “금세기 중반에 칭짱고원에 분포된 중국 빙하의 64%가 녹아 없어지고 13억 전체 인구 중 24%가 용수 부족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칭짱고원의 빙하 소멸은 1950년대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양쯔강 물의 약 10배인 5869억m³의 물이 사라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

칭짱고원연구소는 또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만년설의 고도가 1960년대 초반에 비해 200m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유럽의 알프스는 지난 150년간 빙하의 절반이 사라졌다. 히말라야 산맥의 50개 산상 호수는 녹아내린 빙하로 주변 수만명의 주민들이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 호주는 지난 70년간 한대 식물이 사라지고 온대 식물의 분포 고도가 높아지는 생태계 파괴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묘안 없는 빙하소멸 현상

현재 추세대로라면 아프리카의 명산 킬리만자로는 15년 내에 정상의 만년설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사태가 급박한데도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빙하 소멸 현상을 막을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칭짱고원연구소는 중국의 빙하 소멸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진사강 등 양쯔강 상류는 물론 설산 곳곳의 하천과 호수에 크고 작은 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댐을 만들면 주변 지역의 습도가 높아지면서 겨울철 강설량과 여름철 강우량을 늘려 빙하 소멸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도 미봉책에 불과하며, 댐 건설에 따른 또 다른 환경 파괴를 지적하는 의견도 만만찮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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