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중국 원난성, 꿈에 그리던 이상세계가 눈앞에(매일경제)

2007. 12. 2. 13:27중국/중국 서부 트레킹

누구나 마음 속에 이상향을 품고 산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간혹 현실의 벽에 부딪칠 때면 자신만의 이상향으로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로 여행. 하지만 어디를 목적지로 정하느냐에 따라 답을 얻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윈난성은 여행자들의 지친 심신을 치유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소설에도 등장했던 꿈의 낙원 샹그릴라가 자리한 곳이니 두말하면 잔소리 아닐까.

◆봄의 도시, 꽃의 도시
= 윈난성 여행은 쿤밍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중 따뜻한 날씨로 1년 내내 꽃을 피우는 봄의 도시, 쿤밍. 춘성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쿤밍은 최근 들어 중국 내 오지를 찾는 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로, 골퍼들에게는 온화한 기후에서 라운딩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골프 목적지로 사랑받고 있다. 쿤밍 시내는 여느 도시와 다름 없는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근교로 두어 시간만 나가면 금세 윈난성의 매력을 만나게 된다.

구향동굴이나 석림 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그 중 석회암 종유석과 석순이 자라는 구향 동굴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흐르다 멈춘 듯한 종유석들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중국 특유의 원색 조명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기괴하게 생긴 석순을 따라 동굴 내부를 오르내리다 보면 동굴 규모를 온 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경이로운 돌 숲
= 쿤밍에서 차량으로 2시간가량 떨어진 석림은 땅에서 솟아난 듯한 늘씬한 돌기둥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석림(石林). 돌로 된 숲이라니 짧은 한자 실력으로도 그 뜻이 이해가 간다. 바다 화석이 출토되어 먼 옛날 바다였던 곳으로 추정되는 석림은 대석림과 소석림으로 나뉜다.

규모 면에서는 대석림이 앞서는데 장장 7㎞에 달하는 산책로를 따라 가면 길을 막는 돌기둥과 기암괴석, 30m가 넘는 돌기둥 절벽들이 이어진다. 신기한 것은 다양한 돌기둥들이 크기와 색깔에 따라 온갖 짐승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 설명을 듣고 있자니 실제 그렇게 보여 흥미를 더해준다. 이어 연꽃처럼 생긴 연화봉을 지나면 물에 잠긴 석림과 검봉지(劍峰池)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돌기둥들이 그 시작과 끝을 가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웅장하고 신비한 석림 풍경을 한눈에 보려면 망봉정(望峰亭)에 올라야 한다. 그제서야 보이는 윤곽 역시 거대하고 신비할 뿐이다.

◆낭만이 가득한 다리와 리장
= 다리(大理)는 중국의 스위스라 불린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청명한 하늘과 공기를 통해 느낄 수 있다. 대리석의 도시답게 낮에도 빛을 내는 대리석 탑과 건축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특히 얼하이 호수에 비치는 세 개 탑인 삼탑사는 다리의 명소. 당나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이 근방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바다처럼 펼쳐진 얼하이 호수는 이곳 사람들에겐 어업 등 생계 수단으로 이용된다.

한편 리장(麗江)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구시가. 유네스코가 마을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만 봐도 그 분위기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전통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이 따로 없다. 바닥에 돌이 평평하게 깔려 있어 다른 곳과는 걷는 맛부터가 다르다.

◆욕심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 샹그릴라
= 1933년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등장한 샹그릴라의 본래 이름은 중뎬(中甸)이다. 소설에서 히말라야 산맥 어딘가에 자리한 낙원으로 묘사된 샹그릴라는 오랫동안 사람들 마음 속에 이상향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작가는 그곳에 가본 적이 없지만 소설 속 낙원은 당시 대공황 나락에 빠져 있던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훗날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샹그릴라에 대한 관심은 중국이 문호를 닫으면서 사람들 뇌리에서 잊혀갔다. 그러던 중 약 10여 년 전 윈난성 정부가 중뎬현의 디칭 장족자치주가 소설 속 샹그릴라라는 것을 조사를 통해 입증하고 공식 개명을 했다. 샹그릴라는 장족(티베트족) 언어로 '내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 비록 가는 길은 험하지만 소설 속 무릉도원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현실화한 지상낙원을 찾아오는 방문객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샹그릴라는 그 뜻처럼 평온하기만 하다.

◆항공=대한항공과 중국동방항공에서 인천~쿤밍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4시간30분 소요.

◆여행문의=중국명산트레킹동호회(
http://cafe.daum.net/trekking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