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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쪽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건너편에 천지 물이 빠져나가는 입구인 달문이 뵌다.<사진=이정수>
- 북한쪽 백두산 관광이 내년 5월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11월3일 4박5일간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후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백두산 관광을 내년 5월부터 실시하기로 북측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백두산 관광에 대한 세부 사항 검토에 착수했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백두산 삼지연 공항과 현지 숙박시설을 돌아본 결과, 조금만 손보면 내년 5월부터 당장 관광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평양 관광을 곁들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북한 백두산간 직항로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아산측은 “가격이 맞고 당국의 승인만 있다면 북측의 고려민항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5월~10월 6개월간 집중됐던 백두산 관광수요를 사계절로 확대하기 위해 백두산 스키장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두산행 항공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이용했던 서해 직항로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2시간 가량 걸린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이보다 시간이 덜 걸리는 동해 직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운항 항공기는 200명 탑승 가능한 중형 여객기인 보잉 737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지연 공항 활주로는 길이가 3km이나 관제시설 미비, 불규칙한 현지 날씨 등의 이유로 보잉 747급의 대형 여객기 운항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백두산 현지 숙박시설은 잘 정비돼 있다는 평가다. 삼지연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소백수초대소는 시설이 좋고, 20분 정도 떨어진 투숙인원 300명의 베개봉호텔도 관광호텔급이다.
백두산 관광 요금은 3박4일에 1인당 100만~150만원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중국 경유 백두산 관광상품은 대개 3박4일에 60만~1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이는 북한 관광 상품에 꼭 따라붙는 이른바 입경료(入境料) 등의 추가비용 때문으로, 북한측이 요구할 백두산 입경료는 금강산 입경료(80달러2박3일 기준)보다 조금 높은 1인당 100달러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내년 한 해에 4만~6만 명이 백두산 직항로 관광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 경유 백두산 관광객은 연간 10만 명 수준으로, 북한 관광객 수요는 더 많을 것이지만, 삼지연 공항 사정 때문에 하루 관광객 수가 200~300명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대아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쪽 백두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가 내려다뵈는 산릉까지 직접 오르게 된다는 점이 중국쪽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이는 관광객들에겐 좋을 지 모르나 등산 동호인들에겐 다소 싱거운 관광이 될 수도 있다. 중국쪽 백두산은 한나절 이상 걸어야 하는 횡단 코스 등 다양한 방식의 도보 탐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백폭포와 같은 웅장한 풍치가 곁들여지지 못한다는 사실은 결정적인 단점이다.
백두산 겨울 관광도 검토되고 있다. 윤만준 사장은 “백두산에는 리프트가 갖춰져 있는 스키장이 이미 있다”며 “스키장·온천시설을 잘 개발하면 사계절 관광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합의에서 50년간의 백두산 관광 사업권을 확보했다. 또한 오는 12월 초부터는 개성 관광도 시작될 전망이다.<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