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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소백산을 맛보다....

trekker 2008. 2. 18. 11:36

[한국의 알프스... 소백산]

소백산.... 백두대간의 중심에서 한반도의 한축을 이루며 높이는 해발 1,439m이다.

1,400m를 넘나드는 고산준령의 모습을 하고 있는 소백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러도 좋을 만큼 능선이 장쾌하며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정상인 비로봉(1,439m)을 비롯하여 국망봉(1,421m), 상월봉(1,394m), 신선봉(1,389m), 먼등봉(1,361m),형제봉(1,177m), 제1연화봉(1,357m), 제2연화봉(1,357m)과 죽령 너머로 이어진 삼형제봉, 도솔봉(1,314m), 묘적봉(1,148m)을 보면, 가히 알프스를 버금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한반도 온대중부의 대표적인 식생을 갖는 지역으로서 낙엽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철쭉 등 관다발식물 1,000여 종이 서식하며, 주봉인 비로봉은 수많은 야생화와 함께 희귀식물인 에델바이스(외솜다리)가 자생하고 이곳에서부터 국망봉 일대에는 주목(천연기념물 244)의 최대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동물은 멧돼지 등 1,700여 종이 분포한다고 전해진다.


소백산 주변을 역사적이나 문화재적 가치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삼국시대에는 신라, 백제, 고구려 3국의 경계에 있어서 인지 문화유적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고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본다.

우선 예로부터 소백산하면 희방사를 떠 올릴 만큼 유명한 희방사.....

그리고 죽계구곡에는 초암사가 있고, 단양 쪽에는 대찰인 구인사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있으며,

5점의 국보를 간직한 유명한 무량수전 역시 이곳에서 멀지않다.

또,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경북 영주시 단산면을 경계로 쌓았던 마당치성...

이 마당치성은 해발 931m에서 1,041m라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형제봉 쪽으로 이어지는 마당치 근처인 것 같다.

또, 하산지점에 있는 천동동굴, 조금 떨어진 온달동굴 노동동굴...

그리고 죽령과 제2연화봉 산기슭에는 국내 최대의 우주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의 이치나 관습, 법칙이 무수히 바뀌고 있다. 중앙고속도로가 생기고 또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소백산을 찾는 산행도 많아 변하고 말았다.

무박이 아니면 갈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할까? 덕분에 죽령 역시 한적한 곳으로 변하였다.

영남으로 통하는 또 하나의 관문으로 수 천년을 이용해 온 죽령이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이제는 한적한 휴게실과 지역특산품판매소로 바뀌었으니....

해발 697m인 죽령 마루길은 신라 제8대 아달라이사금 5년(158)에 열렸으며, 하늘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고갯길이라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영남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는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어찌되었든 소백산은 한반도의 중심이며, 대간의 한 축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인가? 소백산은 1987년 12월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경상도가 아니라 충청도여유~~~]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두산대백과사전을 뒤져 본다.

큰 골짜기이므로 엉어실 또는 어의곡(於依谷)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자연마을로는 멍기리, 한드미 등이 있다. 멍기리는 명기리, 명길리라고도 부르며 산천이 좋아서 장수하는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한드미는 한가하고 조용한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무슨 말인지 얼른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찌되었든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90년도 이전 소백산에는 대부분의 등산로가 경북중심이었다. 85년경 우리가 하산한 지점인 천동리 일대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충북 쪽의 등산로로 등산을 하기 시작했었다.

물론 구인사방향이야 그 이전부터 산행을 하던 곳이며 백두대간이 알려지기 이전의 소백산종주는 대부분 구인사를 종점으로 잡았으니까...

그러나 교통이 워낙 불편하여 아주 매니아가 아니면 쉽게 구인사를 가려하진 않았다.

그러니 자연 경북 쪽의 희방사나, 삼가리, 죽계구곡이 산행의 기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천동리는 하산지점으로 많이 이용이 되었고.....

그러나 90년대 초 어의곡리 코스가 개발되면서 산행방식은 많이 바뀌었다.

교통의 발전과 더불어 당일산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편도 1시간이 절약되고, 산행시간도 많이 짧아지자 소백산 당일산행이 러시를 이루고 만다.

이렇게 어의곡리는 산악인들에게 친숙한 동네가 되었다.


정상의 칼바람은 여전하다. -7.1℃의 온도에 칼바람은 매섭기 그지없다.

85년경, 대학 동기, 후배와 1월의 소백을 찾은 적이 있다. 죽계구곡의 초암사에서 국망봉을 거쳐 비로봉 연화봉 희방사로 하산한 적이 있었다.

그날의 칼바람은 눈보라를 동반하여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정말 매섭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유독 다른 산과 달리 소백산만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걸까?

많은 의문점이 생기는 부분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정상을 지나 천동리 방향으로 하산을 하다 식사시간을 갖는다.

눈 속에서 먹는 라면과 한 잔의 술은 산행의 즐거움을 더욱 배가시켜준다.

증거용 단체사진으로 식사시간을 마치고 천동리로 내려오는 길은 또 하나의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다. 비료부대를 깔고 앉고 썰매를 타는 재미에 푹 빠진 모습이다.

위에서 말한 85년 그 때.... 희방사로 내려가며 눈썰매를 타던 후배가 갑자기 쓰러진다.

잘라내고 남은 나무줄기에 가운데 부분을 강타한 것이었다.

10분을 넘게 쓰러져 있던 후배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눈썰매는 이처럼 재미가 있는 만큼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약7km의 하산을 2시간을 사용하여 천동리로 내려와 서울로 향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그럼 주목의 수명은?]

주목은 우리나라, 일본, 만주, 우수리, 소련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백산·태백산·오대산·설악산 등 높은 산악지대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자라며, 나무의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에 정원수로 많이 쓰인다.

흔히 주목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고 표현을 한다.

바둑판 재료로도 쓰이는 주목은 나무가 워낙 단단하여 죽어서도 그 모습을 1,000년이나 보존하기에 그렇게 부른다.

3년 전, 중도에 포기를 하였지만 뜻한바가 있어 식물과 숲에 대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이 때 들은 내용으로 주목의 수명이 2,000년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철쭉으로 유명한 정선의 두위봉에 1,400년 된 주목이 있다. 천연기념물 433호로 지정된 이 나무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외국에는 4,800년을 산 나무도 있다고 하나 나무의 수명도 대단한 것 같다.


오늘의 산행지인 소백산 정상부근의 주목단지는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약 15만 평방미터이고 수령은 200∼500년으로 추정된다. 주목은 상록침엽 교목으로 몸집이 장대하고 오래 사는 나무이다. 소백산의 정상 비로봉 가까운 완만한 경사지에 오래된 주목 1,000여 그루가 모여서 집단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은 희귀한 식물 사회적 현상이다. 주목군락의 중앙에는 샘물이 솟아나고 있으며 습기가 많은 땅이라고 한다.


85그루를 조사표본으로 해서 조사한 내용을 살펴보면 평균 나무높이는 약 4m, 평균 가슴높이 줄기지름이 45cm였다. 이 곳 주목나무는 줄기가 잘 굽고 가지의 굴곡이 기이해서 눈길을 끄는데, 바람과 눈의 영향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 숲속에는 마가목, 백당나무, 벚나무, 층층나무, 함박꽃나무, 귀룽나무 등이 자라며 모데미풀, 바디나물 등의 풀이 자라고 있다.


[천동리 일대의 동굴들....]

현재는 단양읍에 속해 있지만 본래 단양군 동면의 지역으로서 마을 복판에 있는 굴에 샘이 있어서 장유수를 이루었으므로 샘골 또는 천동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 천동리에 동굴이 있다. 여성적이고 섬세한 자연의 극치를 체험할 수 있는 천동동굴은 약 4억5천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길이 470m의 천연 석회동굴로서 지방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있다.

입구가 협소하여 20m 정도를 기어 들어가야 하는데 지하수의 침투량이 적어 동굴 천정에서의 낙수도 소량이며 종유석과 석순의 생성이 매우 느리게 형성 되고 있어 아직도 덜 여문 듯한 석주와 쏟아 질 듯이 박힌 아기자기한 종유석들은 장대하지는 않으나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길이 3m의 석순「북극고드름」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숱한 세월동안 동굴을 묵묵히 지켜오고 있는「천하대장군」의 의연한 석순과 돌상들은 거대한 극락세계를 연상케 한다.

맑은 지하수가 고인 연못이 세 군데가 있는데 그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잉태된 싱그럽고 탐스런 포도송이가 알알이 영글어 가는 듯한「포도상구상체」를 볼 수 있으며「꽃쟁반」이라 불리는 석회암 바위는 물속에 있는 킬사이트(방해석)가 옆에서 흘러나오는 수류현상에 의해 넓게 퍼져 자라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수중 이차 생성물이다.

동굴 천정을 가득 메운 돌고드름, 잔잔히 퍼져 나온 돌 주름, 가늘게 움터 나온 수많은 종유석들은 백년설을 입은 수많은 생명체를 보는 듯하다.


천동동굴과 5Km 거리에 있는 고수동굴은 짧은 시간 이나마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주굴과 지굴의 길이가 1,300m인 자연동굴로써 천연기념물 제 256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단양읍 노동리에는 약 5억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동굴은 주굴 600m 전반이 40~50도의 급경사를 이루는 동양 최대의 수직동굴로 평가 받는다.

 

                                                          2008년 2월 17일

                                                           소백산 산행을 마치고......

                                                                          月下  崔 乘 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