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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방산 산행 스케치

trekker 2008. 1. 22. 16:25

[계방산으로 가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해발 1,577m의 높이로 남한에서는 한라산·지리산·설악산·덕유산에 이은 5위의 고봉이다.

계방산 정상의 북동향에 위치한 오대산 두로봉에서 시작하여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을 거쳐 양평의 양수리까지 뻗어 나온 한강정맥(기맥으로 부르기도 함)의 한 축을 이룬다.

특히 산행의 기점이 된 운두령은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는 고개 중 제일 높은 해발고도 (1,089m)로 알려진 곳으로 정상까지는 표고차는 488m에 불과하다.


산세가 웅장하고 부드러움에 많은 이들이 찾고 있지만, 사실 주변의 다른 산에 비해서는 그 지명도가 조금은 떨어지는 편이다. 사계절을 찾는 산에 비해, 겨울철에 주로 각광을 받는 탓도 있지만 주변의 명산이 많아서가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방산은 다섯 번째로 높은 고산답게 모든 것이 갖춰진 명산이다.

설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며, 상고대 또한 황홀한 경험을 하게하며,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의 군락을 경험한다.


계방산 정상에서 남으로는 보래봉, 회령봉, 흥정산, 태기산 등 한강정맥의 줄기가 웅장하게 이어지고, 북으로 역시 소계방산, 문암산, 맹현봉, 개인산, 방태산을 지나 동북쪽의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한강정맥의 장쾌한 줄기를 볼 수 있는 조망이 아주 뛰어난 산으로 일출의 모습도 아주 아름다운 산이다.


최근 들어 최고의 겨울 산행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산악동호인이 몰리고 있지만 계방산은 각종 약초와 야생화, 산나물이 많아 봄에는 산나물산행으로 즐겨 찾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심마니들 사이에는 산삼이 많은 산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2008년 들어 근교산행을 벗어난 첫 산행으로 계방산을 고은손 산우님들과 같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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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서둘러 사당에서 전세버스로 운두령에 도착한다. 최근 10년 전부터 등산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과 비례하는 듯 계방산 역시 10여년전부터 눈꽃산행의 메카로 1,2월경에는 항상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 설문조사에서 보듯이 좁은 국토에서 10만개가 넘는 산악회에 1500만 명의 등산인구가 살고 있는 나라이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예상대로 운두령에는 수많은 인파가 가득하다.

☆ 계방산(photo by 앙드레마님) ☆

 

[계방설화]

많은 인파로 북적이며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선두, 중간, 후미가 서로 섞여 출발을 한다. 조금 진행을 하다 넓은 공터에서 모두 모이기로 한다.

예상과 달리 눈은 그렇게 많질 않았다. 지난해는 날짜가 잘 맞았는지 무릎까지 빠지는 최고의 설경을 감탄의 연속으로 감상했었는데,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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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월 7일 계방산 ☆


공터에서 선두와 중간, 후미를 다시 정리하고 계방산정상으로 향한다.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로 끝없이 긴 행렬로 늘어선 모습을 보면서, 설화만 더해준다면 하는 아쉬움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1492봉이 가까워지자 눈꽃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눈싸움으로 장난을 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느라 모두들 분주하다.

고도가 높아지는 만큼 온도는 떨어진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운두령의 온도가 영상 2도였지만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영하로 떨어지더니 영하 2.7도까지 떨어진다.

정상을 앞두고 식사를 한다. 영하로 떨어진 온도에 눈발까지 날리지만 동절기 산행 중에 끓인 라면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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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방산에서 식사(photo by 앙드레마님) ☆


[설화와 상고대]

설화(눈꽃)는 어떤 꽃일까. 말 그대로 눈이 나뭇가지나 마른 풀 위에 쌓인 것. 바람이 불면 눈꽃이 날린다.

거센 강풍에 눈가루가 날려 나뭇가지에 붙어 얼면서 쌓이면서 나뭇가지가 하얗게 변한다.

이런 이유로 설화가 탄생함을 생각한다면 설화의 좋은 경치를 보려면 추운날씨에 칼바람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춥더라도 바람이 없다면 설화는 생기지 않는다.

힘든산행 만큼 기쁨도 큰 것처럼, 고생하고 희생한 만큼 좋은 경치를 볼 수 있으니 강추위에 칼바람 정도는 각오하고, 산행을 해야 한다.


이번에 산행을 한 계방산은 남한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은 고산이다.

그러나 적설량이 적어 계방산에서의 심설의  큰 맛은 보지 못했다. 이글을 쓰는 오늘 대설주의보가 내린 것으로 보면 이번 주는 감동적인 설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상고대는 무엇인가?

상고대란 일종의 서리꽃이다. 사전에는 나무나 풀에 눈같이 내리는 서리로 표현돼 있다. 쉽게 말하면 습기를 머금은 안개가 급격한 추위로 나무에 엉겨 붙은 것이다. 마치 밀가루를 뒤집어 씌워놓은 것처럼 새하얗지만 눈꽃과는 다르다. 그래서 상고대를 무송(霧淞), 또는 수빙(樹氷)이라고도 한다.


상고대는 늦가을과 초겨울, 이른 봄에 가장 많이 내린다. 안개가 많고 기온차가 심한 해발 1,500m 안팎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영하 6도 이하, 습도 90% 이상일 때 상고대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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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방산 설화(070107) ☆

☆ 덕유산 상고대(070211) ☆


국내에서 상고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기온차가 심한 해발 1,500∼2,500m 사이의 삼림한계를 일컫는 ‘아고산대’ 지형이다. 최고봉인 향적봉은 설악산 끝청보다 10m 정도 더 높은 1,614m. 게다가 금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많다.

물안개는 산정 부근에서 찬바람을 만나 급격히 얼어붙는다. 덕유산 설천봉에서 향적봉 사이의 등산로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상고대는 햇볕을 조금만 쬐면 금세 녹아들 수 있기 때문에 새벽산행에서나 그 참맛을 볼 수 있다.


눈꽃이나 상고대가 날씨가 풀리면서 녹아 흐르다가, 다시 기온이 떨어지며 투명하게 얼어붙으면 이른바 얼음꽃(빙화)이 된다. 그러나 고산지대에선 세 가지가 섞이고 어울려 화사한 꽃나무의 자태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고대와 설화는 그 느낌이 다르다. 설화는 포근하고 부드러운 순백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면 상고대는 화려하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떠오르는 햇살을 받은 상고대의 결정체는 오묘한 세계의 황홀경에 빠지면 겨울의 무박산행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을 것이다.


[정상, 그리고.......]

식사 후 정상으로 오르지만 북적이는 인파로 기념사진조차 찍기 힘들다.

겨우 단체사진 한 장을 찍고 이동을 하기 시작한다.

운두령을 기점으로 산행을 시작하면 계방산 정상에서는 남릉으로 하산 하는길, 한강기맥 줄기인 동릉을 이용하여 1462봉을 지나 방아다라 약수터로 하산.....   그리고, 동릉을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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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노동리계곡을 이용하여 이승복생가쪽으로 하산하는길이 있다.

 

노동리계곡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한강정맥상의 능선으로 오대산 방향으로 약 20분 진행을 하면 우측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초반 하신 길은 매우 가파르지만 계곡이라서 그런지 눈은 조금 더 쌓여있는 것 같았다.

 

☆ 정상에서 단체사진(photo by 앙드레마님) ☆

 

수령이 200년은 넘은 것 같은 커다란 주목나무가 일행을 반긴다.

비탈진 계곡을 내려서면서 미끄러운 눈길에 그만 엉덩방아를 찧는다.

아이젠을 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무게 때문에 91년 이후로는 신지 않았던 RF 비브람화를 신었던 것이 보행에 많은 불편을 준 것이 더 큰 원인인 것 같다.

통가죽의 등산화는 워낙 무겁고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데 오랫동안 신지 않아서 딱딱하게 굳어 있어 발의 움직임이 워낙 제한되어 있어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런 경험을 몇 번 거쳐야 등산화가 내발에 맞게 길들여지는 것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하산을 한다.

개스로 자욱한 날씨 덕에 조망은 좋지 않지만 계곡보다는 남릉의 풍경이 더 좋은 것 같은 생각이다. 눈 쌓인 노동리계곡 옆길을 내려서며 때로는 얼어붙은 계곡을 건너며 아이들 마냥 눈썰매가 즐거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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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 만난 숲(photo by 앙드레마님) ☆

 

정상을 출발한지 약2시간.... 이승복 생가를 통과한다.

반공교육의 일환으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세뇌되었던 이승복사건....

그러나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조작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 실상을 보면 전체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 당시 정권에 의해 영웅시 되고, 조선일보의 과장된 보도가 원인이라는 것이 믿을만한 사실인 것 같다.

1968년 12월 9일 저녁, 북한 무장간첩 5명이 이승복의 어머니, 이승복과 두명의 동생을 살해하고, 아버지와 형은 중상을 입히고 도주했다.

참사 현장 등을 토대로 각 신문에 기사가 실렸으나 조선일보는 살해당한 승복 군이 “우리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며 유일하게 항거하다가 죽임을 당했다며 <“공산당이 싫어요” 어린항거 입찢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지난 92년 한국기자협회가 발간하는<저널리즘>에서 왜곡되었음을, 그리고 언론개혁시민연대는 98년 ‘언론계 50대 허위·왜곡보도’에 이 사건을 대표적인 작문기사로 지목했다.

어쨌든 이승복 사건은 당시 박정희 정권에 의해 신화의 주인공으로 영웅시되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랫삼거리에 도착하여 뒤풀이로 몇 군데의 송어회집을 찾지만 미리 예약이 되지 않아 자리가 없어 포기를 하고 서울로 향한다.

그러나 1월의 영동고속도로는 휴가철의 고속도로와 다름이 없다.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고속도로를 겨우 달려 사당에 도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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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방산의 먹거리]

운두령 남쪽 31번 국도변을 지나는 골짜기는 송어횟집촌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송어전문점이 많지만, 정작 송어 양식장은 없다. 너무 물이 차서 고기가 더디게 자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파는 송어가 유독 맛있는 것도 바로 그렇게 물이 차고 맑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개 평창 미탄의 양식장에서 가져와서는 1주일쯤 먹이를 주지 않고 수조에 두었다가 횟감으로 쓰는데, 그 사이 사료 기가 빠지며 맛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이곳의 물에 오래 둘수록 맛이 좋다는 얘기다. “그러니 손님이 별로 없어 장사가 잘 안 되는 집의 송어야말로 확실하게 맛있는 집”이라고 이곳 어느 토박이 산 꾼은 강조한다.

이곳 업소들의 송어회 내는 방식은 거의 비슷하다. 차게 한 돌판 위에 송어회를 얹어 긴 시간 두고 먹어도 선도가 비슷하게 유지된다. 야채에 콩가루, 참기름, 초장을 훌 섞어 회와 더불어 먹는 맛이 기막히다. 1kg에 20,000~25,000원이며, 어른 두 사람에게 알맞은 양이다.


속사송어회집 033-334-5588, 운두령용수회집 333-9909, 선비촌 332-3535,

쉼바위 332-1222,  물안골 332-4390, 무지개송어 33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