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백운산엔 봄이 오고 있었다.

2008. 1. 28. 15:51국내산행정보/....국내산행 후기

[선인들이 말하는 백운산]

 

포천군은 예로부터 명승지가 많은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조선 세종 때의 유명한 문신인 성임은 '천 층 산이 북쪽에 우뚝하고, 한 줄기 물이 남쪽 북쪽으로 흐르는 곳'이 포천군이라 하였다. 물론 북쪽에는 '천 층'이나 되는 산들은 없지만 국망봉, 강씨봉, 백운산, 청계산 등 1천m 안팎의 산들이 많아 그렇게 부른 듯하다.

산정호수, 백운계곡을 비롯한 천혜

백운산 정상에서

 의 경승지엔 옛 시인과 묵객들이 수 없이 드나들어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우리가 하산을 한 백운계곡쪽으로 내려오면 천년고찰인 흥룡사가 있는데, 옛 이름이 내원사인 이 절의 사적기에는 포천의 모습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백운산은 세 곳 중의 으뜸이요, 네 산 중에 뛰어나다. 태백산은 웅장하고 가파르며, 봉래산은 여위고 험준하다. 그리고 두류산은 살지고 탁하며, 구월산은 낮은 민둥산이다.

그러나 이 산은 백두산의 정맥으로 단정하게 뻗어 내려 봉우리가 부드럽고 높으며 계곡이 깊고 멀다. 그리고 지세가 정결하며 수기(秀氣)가 청백하다.'

 

백운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을 찾아보면 경기 의왕, 시흥, 수원, 용인에 걸쳐있는 백운산, 강원 정선의 백운산, 강원 원주와 충북 제천의 백운산, 전남 광양의 백운산,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의 백운산, 부산 기장의 백운산, 경남 밀양의 백운산, 인천 중구(영종도)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존재하며, 우리가 산행을 경기 포천과 강원 화천의 백운산이 존재한다.

이처럼 우리 땅에는 백운산이란 이름을 여럿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포천의 백운산이 으뜸인 것 같다.

 

[광덕고개에서 시작하여 흥룡사로 하산]

버스로 이동할 정원이 되지 않아서 승용차를 이용한다.

이동갈비상가 마을을 지나 이동막걸리 공장 앞의 직매장에서 정상에서 먹을 막걸리와 두부를 산다. 이집의 두부는 몇 번 사 먹어본 경험 있는데 두부의 맛도 좋지만 서비스로 주는 묵은지 맛이 기가 막히다.

허나 근자에 서비스로 묵은지를 찾는 사람이 많아 서비스로 주던 묵은지는 품절....

더운물에 두부를 데쳐 포장을 하여 배낭에 집어넣고 목적지를 향하여 간다.

하산지점인 흥룡사주차장 근처에는 이지역의 겨울축제인 동장군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중을 생각해서 차량1대는 흥룡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모두 카라멜고개로 이동을 한다.

광덕고개(자료사진)

공덕고개 정상의 시장판(자료사진)

 

최근에는 광덕고개나 카라멜고개로 부르는 고개.......

해발 660m의 이 고개에 대한 일화들이 많이 떠돌고 있다.

6.25전쟁의 치열한 전쟁 상황에서 때 굴곡이 극심한 비포장도로를 운전하면서 캐러멜을 먹으며 졸음을 참았다고 하는 일화가 있으며, 낙타의 등처럼 생겼다고 하여 카멜고개라고 부르다가 이름이 변형이 되었다고 하는 일화가 대표적으로 대부분 카라멜고개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27~28년 전 내가 등산 초보시절을 더듬어 기억해 보면 낙타고개로 불렀던 기억이 있다. 이런 기억을 보면 카라멜고개가 아니라 카멜고개가 변형이 되어 카라멜고개로 바뀐 것이 아니가 싶다.

 

광덕고개에서 최종적으로 산행준비 점검을 하고, 상가 옆의 철계단으로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

며칠간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더니 날이 많이 풀려 산행을 시작하자 바로 겉옷을 벗어 배낭에 집어넣는다.

지난주에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걷는 발걸음마다 뽀드득 소리가 경쾌하다.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서고, 다시 또 다른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서고, 광덕고개를 출발한지 1시간 20분 만에 백운산정상에 도착한다.

북쪽의 광덕산과 상해봉이 눈앞에 펼쳐지고 조금 뒤의 복주산의 모습도 선명하다.

남쪽으로는 한북정맥줄기인 도마치봉과 신로령 그리고 그 너머로 국망봉.....

동쪽으로 보면 가평의 명산들의 모습이 선명하다. 가까이는 석룡산과 중봉, 그리고 정상에 통신시설의 모습으로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화악산, 이렇게 백운산은 시원스런 조망을 우리에게 주었다.

          백운산 정상에서 광덕산 조망

 

식사 후 흥룡사로 하산을 한다.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몇 번 이곳 백운산을 산행할 기회가 있었다.

약관을 조금 지난 20대 초반이 처음으로 백운산 산행을 했었고, 그 뒤 가이드로 산행을 한 기억도, 4~5회, 몇 년 전 한북정맥 종주 당시, 그리고 친구들과 두 세 번의 산행....

산행 스타일 마다 하산경로가 다르다.

정맥산행은 마루금을 따라야 하니 정해진 코스를 따라야하고, 친구들과 산행을 하면 도마치봉에서 흥룡사로 내려서는 길을 택해 가파른 바위길의 스릴을 느끼며 산행을 하고, 가이드 산행에서는 그날의 판단에 따라 길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도마치봉을 거쳐 하산하는 것이 경치도 좋고 산행시간도 적당하기는 하나, 무리하면 위험요인도 있으니...

 

흥룡사로 하산하는 능선의 방향은 서쪽이나 빛이 잘 들고 전반적으로 따뜻한 겨울이어서 그런지 이른 봄 산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등산로의 눈은 이미 다녹아 있었고, 날씨마저 따뜻해서 2월말이나 3월초 같은 느낌이었다. 인파도 많지 않고 호적한 하산길에서는 봄은 벌써 찾아오는 느낌이었다.

흥룡사를 내려서니 동장군축제로 동네가 시끌시끌하다.

복잡한곳을 벗어나 뒤풀이를 하기로 하고 일단 그곳을 빠져 나온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 성황리에 종료]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모두 얼음판에서 눈썰매를 타느라 정신이 없다.

백운산 백운계곡의 주차장은 자연의 겨울 놀이터가 됐다.

눈으로 만든 미로 사이로 토끼를 몰아 잡는 ‘눈동산 토끼몰이장’

얼음판에서 전통 썰매를 타는 ‘전통 얼음 썰매장’

주먹만한 팽이부터 사람 머리만한 팽이까지 다양한 팽이를 즐길 수 있는 ‘팽이와 얼음동산’

얼음을 깨 송어를 잡을 수 있는 ‘어린이 체험 낚시’ 코너등 다양한 겨울놀이 체험장과

스릴만점인 얼어붙은 계곡을 따라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계곡튜브 눈썰매’

5m 높이의 얼음기둥 20여 점이 조명에 따라 빨강, 파랑, 초록빛으로 변하며 장관을 연출하는 얼음작품장으로 관광객을 유인한다.

포천 동장군축제의 얼음 기둥(자료사진)

 

이 외에도,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나무를 이리저리 깍고 맞추며 자신만의 딱총과 솟대, 나무 곤충을 만들 수 있고 파전·장떡·동치미 등 겨울철 음식을 이동막걸리와 전통 한방차와 함께 맛볼 수 있는 ‘먹거리장터’도 열린다. 직접 통나무 장작 모닥불을 피워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먹을 수도 있다.

 

여러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은 1만1천원, 10명 이상 단체는 1만원이다.

입맛에 따라 몇몇 프로그램만을 즐기고 싶다면 얼음썰매가 1천원, 토끼몰이와 팽이돌리기는 각각 3천원, 눈썰매는 6천원이다. 나무놀이 공예는 각각 3~4천원, 무지개 송어를 잡는 어린이체험 낚시는 6천원인데 잡은 송어를 가져갈 수는 없다.

동장군 축제는 지난 1월 4일 개장을 하고 오늘(27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고 한다.

 

[포천막걸리가 아닌 이동막걸리]

막걸리가 공식적으로 문헌에 등장하는 것은 고려시대부터라고 한다. 이규보의 시에 '나그네 창자를 박주로 푼다'는 대목이 있고, 이달충(李達衷)의 시에 '뚝배기 질그릇에 허연 막걸리'라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나 지금이나 서민의 술로서 막걸리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막걸리의 어원은 곡주가 익어 청주와 술지게미를 나누기 이전에 '막 걸러서 만든 술'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문헌에는 탁주(濁酒), 백주(白酒), 박주(薄酒)라고 나오고 모주(母酒)라고도 했다. 비운의 인목대비에 연류되어 제주도에 유배당한 대비의 어머니 노씨(蘆氏) 부인이 술지게미를 재탕한 막걸리를 섬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이 연유가 되어 왕비의 어머니가 만든 술이라 해서 모주(母酒)라 불렀다고 한다.

이렇듯 막걸리의 유래는 깊다.

물이 좋은 이동 백운계곡의 물로 만들어진다 하여 자연스럽게 이동막걸리라 불리게 되었다.

 

이동막걸리는 1944년 서울 마포에서 처음 막걸리 제조업에 뛰어들었던 하유천(한일탁주합동주조장 회장)씨가 1963년 포천군 이동면 도평리로 옮기면서 부터이다.

 

사실 확인은 하질 못했지만 인터넷상에 있는 이동막걸리에 관한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20년 전인가 그곳에 들러 이동막걸리의 유래담을 연로한 주인으로부터 들은 일이 있다.

-옛날 마포에서 양조장을 하다가 그만 두고 나그네가 되어 전국 유람을 하던 중 포천 어느 정자 밑에 모여 앉아 있는 노인들을 만났다.

무엇하던 사람이냐고 묻기에 양조장을 하던 사람이라 했더니 노인들이 말하더란다.

"우리 마을 백운계곡에 나라님께 진상하던 탁주를 만든 곳이 있었다우. 거기 가면 은행나무 고목이 있고 그 술을 만들 때 길어 쓰던 우물도 남았다오."

그래서 거기 200m 지하 암반수로 만들어진 이동막걸리는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수출하고 있는 이 고장 명물이 된 것이 한일탁주의 이동막걸리다.

부드러우면서도 혀를 톡 쏘는 단맛은 정주영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러 북에 갈 때 가지고 간 30여 종의 술 중에 제일 맛있다고 칭찬 받은 포천의 명물이라 한다.

백운계곡 물은 이끼가 끼지 않을 정도로 물이 맑다. 젊어서 계곡에서 백운봉을 올랐는데 수많은 뱀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물이 좋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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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하나산악회 회원들과 산행을 했습니다.

산자수명한 포천의 명산 백운산에서 1월의 마지막 일요산행을 마쳤습니다.

포천에서는 동장군축제, 광덕고개너머 화천에서는 산천어축제로 혼잡한 주변이었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1월 정리 잘 하시고, 좋은 한 주와 함께 밝은 2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08년 1월 28일                                         

月下 崔乘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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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우리고장 문화유산-개마서원

한국의산하(등산 포털싸이드)

포천시청 홈페이지

다음카페-이동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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