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녠바오위쩌(年保玉则-/5,369m) “천상의 화원을 거닐다.”-3부

trekker 2016. 9. 8. 15:11

돌로미테를 연상 시키는 녠바오위쩌

 

어제 오후에 쏟아지던 빗줄기는 그쳤지만, 이후 밤새 몇 번이나 비를 뿌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더니 아침이 되어도 그치지를 않는다. 트레킹이 주목적이라면 작은 빗줄기 정도는 맞고 가겠지만 방송촬영을 목적으로 왔으니 기다려보기로 한다.

 

그러나 결국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일행 중 제일 연장자이신 최교수님이 고소증세로 더 이상 운행이 불가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말 1필을 불러 올려 타고 내려가시도록 하고, 버스기사에게는 풍경구 입구에서 기다렸다가 교수님을 만나 호텔로 모실 것을 당부하였다.

 

[요녀호 야영장에서 하루를 지내고 다음날 출발 전에]

 

맞은편에 커다란 돔 텐트에는 중국의 산악인들이 녠바오위쩌 정상등정을 위해 이곳까지 와서 캠프를 설치했다. 그들의 산악문화가 궁금하기도 하여 그곳을 방문하였다. 중국 각지에서 모인 상업등반대인 것 같았다. 그중 한사람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낮 익은 K브랜드의 최고급 자켓을 입었으며, 헬멧에는 한글로 본인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는 양수오에서 왔으며, 북경의 K등산학교에서 강사를 한다고 한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합동등반을 하자는  제의와 함께 방송에 필요한 인터뷰도 마치고,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같이 사진도 찍는다.

 

[요녀호 야영장에서 만난 중국의 산악인들과 함께]

 

녠바오위쩌 정상은 해발 5,369m로 이곳 베이스캠프에서 출발해 C1을 설치하고 다음날 정상공격을 하는 일정이라고 한다. 우리 일행이 고용한 가이드는 정상을 여러 번 다녀왔다고 한다. 기회를 다시 만들어 녠바오위쩌 정상을 등정하고 싶다는 욕심을 뒤로하고 빗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때를 이용해 요녀호를 나섰다.

 

이곳도 출발부터 금빛물결이다. 푸르른 초원은 야생화로 인해 노란색으로 덮여있어 바닥은 온통 황금빛물결이었다. 봉우리 아래로 흘러내리는 만년설과 야생화들은 시작부터 일행들의 발목을 잡고 서두루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아쉬움을 뒤로하며 좌측의 작은 안부를 향해 걸음을 재촉해본다. 펼쳐지는 모습은 오를수록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또 다시 만나는 야생화군락지]

 

푸른 하늘에서 잿빛 하늘로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안부를 올라서니 세상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여전히 노란색의 야생화는 지천이지만 좌측의 산비탈로는 작은 나무에 피어오른 분홍색의 꽃들이 새롭게 일행을 맞이하고 있었다. 우측으로는 정상에서부터 흘러내려오는 물줄기가 가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계곡을 옆으로 하고 좌측으로 이어진 녠바오위쩌 패스를 넘기 위해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자 눈앞으로 펼쳐진 풍경을 보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말았다. 아마도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곳을 두고 한 말일 것이며, 이태백의 시인 산중문답에서 말하는 별유천지비인간 또한 이곳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동안 보아왔던 야생화군락은 야생화가 아니었다. 야생화의 노란색에 가린 푸른색의 초원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많은 야생화로 푸른초원은 황금빛으로 변하였다]

 

카메라 렌즈는 주변모습과 야생화를 담아내느라 분주하기만 하고, 공중에서는 드론이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유목민들이 이곳에서 목장으로 터를 잡고 살아온 흔적이 남아있던 것을 보아 과거에 이곳에서도 몇 달간 가축을 방목하고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을 사는 유목민들은 한 곳에 터를 잡고 가축을 방목하며 2~3개월을 살며 그 초원의 풀이 모두 소모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다시 그곳에 터전을 마련한다고 한다. 얼마 후면 또 다른 유목민들이 이곳에 터를 잡지 않을까 싶다.

 

상일간조(上日干措 3,950m)까지 가야하는 당초 일정을 변경한다. 정상적으로 오전에 출발하였다면 녠바오위쩌 패스를 넘어 상일간조까지 가능하겠지만,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하여 12시가 되어서 출발을 한 상태에서 아름다운 경치로 더뎌진 행보는 녠바오위쩌 패스를 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으로 오늘은 패스 아래까지만 운행하기로 한다. 더구나 시청자들에게 더 좋은 경치를 보여주려 애를 쓰는 방송국 PD들은 촬영시간이 더 많아야 할 것 같았다.

 

[주변 풍광 촬영 후 잠시 휴식 중인 지우철 PD]

 

초원을 뒤로하고 패스를 향해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은 경사를 만난다. 그러나 절경은 힘들고 가파른 길을 걷는 발걸음마저 가볍게 만든다. 그동안 날씨는 쾌청해져 더욱 빛나는 그림을 만들고 있었다. 돌아보는 모습은 마치 이곳이 유럽의 알프스나 돌로미테인 듯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그러나 알프스나 돌로미테는 많은 트레커나 등반가를 위해 등산로나 이정표, 산장시설이 아주 잘 정비되어 있지만 이곳은 태고의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천상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녠바오위쩌의 침봉]

 

양옆으로 짐을 가득 실고 비탈면의 좁은 길을 오르는 말을 보니 이 길은 말이 걷기에 아주 불편해 보였다. 결국 양옆으로 묶어 놓은 가방을 하나 내려놓고 하나만 지고 오르고, 다시 내려와 나머지 하나를 실어 오른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등줄기가 흥건하게 젖어오를 즈음 오늘 지낼 야영장소가 나타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녠바오위쩌는 흐르는 물줄기와 호수가 많아 물이 있는 곳은 어느 곳이든 야영지가 된다. 녠바오위쩌 패스를 눈앞에 두고 오늘의 야영지로 삼은 이곳은 당초에 계획으로는 야영지가 아닌 점심식사를 하야 할 장소였다. 이곳 야영장소의 높이는 4,400m를 약간 넘기고 있었다. 녠바오위쩌 패스의 높이가 4,550m인 것을 감안한다면 패스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거리였다.

 

[두번째 날의 야영지]

 

야영지는 천혜의 장소였다. 세 곳의 방향을 봉우리가 막아주고 탁 트인 한방향의 앞으로 펼쳐진 절경은 말로는 표현이 어려운 곳이다. 더욱이 변화무쌍한 날씨는 이제 화창함과 더불어 산봉으로 운무를 뿜어내고 있었다. 한쪽으로 가라앉은 운해는 하늘로 솟아오를 듯 한 침봉을 떠받치고 있는듯했다. 동행한 티베트 가이드가 바위에 걸터앉아 부르는 티베트 전통가요를 들으며 또 하루를 마감한다.


[절경의 녠바오위쩌 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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